종친회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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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에 지구촌 4대 종교 그래도 제사는 함께 모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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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남중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05-10-28 10:09 조회2,4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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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손주영교수는 한학자(漢學者)인 부친 밑에서 아들 여섯, 딸 셋 모두 아홉 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가 많은 만큼 종교도 다양하다. 불교, 개신교, 가톨릭, 이슬람 지구촌의 4대 종교가 한집안에 모여 있다. 손 교수는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이슬람교인이다. 이태원중앙성원에서 매주 금요일 예배를 올리고 하루에 다섯 번의 예배를 드린다.
이슬람성원에서 함께 만난 둘째·넷째 형님은 모두 불교신자다. 형제의 반이 캐나다, 미국, 남미 등 외국에 살고 있으나 그들은 국제전화로나마 제사와 명절, 차례에 빠지지 않고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다. 신앙은 각기 달라도 그 어떠한 사소한 일에도 싸움 한번 없었다는 평화로운 가족이다. 조상을 숭모하고 존경심을 가지는 제사에 종교가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둘째 형님 무영씨가 가족을 소개했다.
“외국에 사는 여동생들이 제사나 명절 때 서울에 오면 나보고 기독교를 믿으라고 하며 날 유혹하면 ‘가만 있어봐’라고 하지요. 제사는 조상 대대로 하던 그대로 모시고 각자 종교를 초월해서 한 마음으로 동참합니다.”
역시 불교를 믿는 넷째 형님 정영씨는 최근 손교수의 권유로 이슬람 입문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사랑하는 동생이 믿는 종교라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종교의 틀은 하나라 생각하여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다 하였다.
“모든 종교는 선행을 강조하지 나쁜 짓을 가르치지 않지요. 남에게 베풀고 착하게 살라고 가르치는 것이 종교가 아닙니까?”
이러한 가족간의 화목과 조상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은 그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손 교수의 큰형님은 손원영(孫元永)씨. 그는 팔십을 넘는 노구(老軀)를 이끌고 근래 소윤공파(少尹公派)의 파보를 4년여에 걸쳐 전국의 흩어진 일가들을 찾아다니며 수단(修單)을 모아 3년간의 각고(刻苦)끝에 파보(派譜)를 출간하는데 헌신하였고, 조부님과 고조부님도 갑술대보(甲戌大譜)와 기미보(己未譜)를 간행하는데 참여하신 대대로 내려오는 숭조목족(崇祖睦族)의 전통적 혈통이 가슴에 새겨져 있음으로써 이다. 종교간 화해와 공존이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지구촌이 이들 형제의 화합을 조금이라도 배운다면 전쟁 다툼 같은 불행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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